• 작성일 2018-08-01 (수) 11:56
    글제목 부인권 행사와 관련한 사례 정리

    부인권 행사와 관련한 사례 정리
    -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8다202019 판결(부인의 소) -


    [사실관계]

    1. 주식회사 한주저축은행(이하 “한주저축은행”이라고 합니다)은 2012. 5. 6.경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상호저축은행법」 등에 따라 영업정지 ․ 임원의 직무집행정지 등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2. 피고들은 이 사건 대출채무자들의 한주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한주저축은행에게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쳐주었는데, 한주저축은행은 피고들로부터 아무런 대가도 지급받지 않고 2012. 4. 6.부터 5. 7.까지 사이에 피고들에게 이 사건 각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등기를 마쳐주었습니다(이하 각 말소등기의 원인행위를 ‘이 사건 각 처분행위’라고 합니다.).

    3. 그 후 한주저축은행은 2013. 2. 28.경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결정(2013하합2)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1. 이 사건 각 처분행위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2. 이 사건 각 처분행위가 부인에 해당한다면, 부인에 따른 원상회복은 무엇인지 여부

    [법원의 판시내용]
    (대전지방법원 2016. 11. 24. 선고 2015가합101416 판결,대전고등법원 2017. 12. 1. 선고 2017나10112 판결,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8다202019 판결(심리불속행기각)

    1. 이 사건 각 처분행위가 무상부인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법 제391조 제4호는 ‘채무자가 지급정지 또는 파산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월 이내에 한 무상행위 및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유상행위’를 파산선고 이후 채무자의 재산을 위한 부인의 대상으로 규정하여 감소한 재산과 사업의 수익력을 회복하거나 채권자들 사이의 평등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상행위’란 채무자가 대가를 받지 않고 적극재산을 감소시키거나, 소극재산 즉 채무를 증가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고, ‘이와 동일시하여야 할 행위’란 상대방이 반대급부로서 출연한 대가가 지나치게 근소하여 사실상 무상행위와 다름없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위와 같은 무상행위의 시기적 요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지급정지’라 함은 채무자가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자력의 결핍으로 인하여 일반적, 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시적, 묵시적으로 외부에 표시하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 자력의 결핍이란 단순한 채무초과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에게 채무를 변제할 수 있는 자산이 없고 변제의 유예를 받거나 변제하기에 족한 융통을 받을 신용도 없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4다765 판결, 대법원 2007. 8. 24. 선고 2006다80636 판결 등 참조).

    나.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는 등 재무상태가 고시된 기준에 미달하거나 거액의 금융사고 또는 부실채권의 발생으로 금융기관의 재무상태가 고시된 기준에 미달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금융기관에 대하여 영업정지 등을 명하여야 하는바(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 금융위원회의 한주저축은행에 대한 2012. 5. 6.자 영업정지 등의 처분에 의해 한주저축은행이 재무상태 악화로 일반적, 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다는 것이 명시적, 묵시적으로 외부에 표시되었다 할 것이므로, 위 처분 당시 한주저축은행의 ‘지급정지’상태가 인정된다. 한주저축은행은 위와 같은 지급정지 상태에 이르기 불과 1달 전이나 바로 다음 날인 2012. 4. 6.부터 2012. 5. 7.까지 사이에 피고들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지급 받지 않고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을 말소하는 이 사건 각 처분행위를 하였는바, 이는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담보권을 포기함으로써 적극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로서 법 제391조 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상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각 처분행위는 법 제391조 제4호가 규정한 무상부인의 대상이 되므로, 파산관재인인 원고의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에 의한 부인권 행사에 따라 소급하여 무효로 되었다고 할 것이다.

    2. 원상회복의 방법

    가. 부인에 따른 원상회복

    원고의 이 사건 각 처분행위에 대한 부인에 따른 피고들의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그 목적물 자체의 반환이라 할 수 있는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회복에 의하여야 할 것이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말소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그 담보가치를 처분하여 각 원물반환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원상회복을 하여야 한다.

    나. 원물반환의 경우

    한주저축은행이 피고들 소유 부동산에 마쳐준 이 사건 말소등기는 법 제391조 제4호 소정의 무상부인 대상인 무상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말소등기에 대하여 부인의 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1심에서 확정된 피고 이영호에 대한 판결 주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고 이영호는 별지 3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수원지방법원 이천등기소 2012. 4. 6. 접수 제16865호로 마친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의 부인등기절차를 이행하라.”

    참고로 피고 이영호는 1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제기를 하지 않았고, 원고는 1심 판결 후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등기를 하였다.)


     

    다. 가액배상의 경우

    배상액의 기준이 되는 목적물 가액의 산정시점과 관련하여, 파산관재인이 부인권을 행사하면 법 제397조 제1항에 따라 그 대상이 되는 행위는 즉시 소급하여 무효로 되어 채무자의 재산이 원상으로 회복되고 부인소송은 단지 위와 같은 원상회복에 따른 이행을 구하는 것일 뿐인바(채권자취소권의 행사는 형성소송인 취소소송에 의하여야 하고 그 취소소송의 확정에 의해 채무자의 일탈재산이 회복되는 것과는 다름), 목적물 가액의 산정시점은 부인권 행사의 효력발생 시기인 부인권 행사시로서 이 사건과 같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부인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소장 부본이 각 피고에게 송달된 날이라 할 것이다.

    파산자의 어느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부인되어 수익자가 가액배상을 하여야 하는 경우 그 부동산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거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정한 대항요건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 또는 소액임차인이 있었다면, 부동산 가액 전체의 배상을 명하는 것은 당초 파산채권자들의 공동담보로 되어 있지 아니하던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것이 되어 불공평하므로, 부인권 행사 당시 부동산의 가액에서 부인 대상 법률행위 당시 존재하던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 및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대차보증금 등을 공제한 가액을 배상하는 방법으로 원상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사점]

    위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파산채무자의 담보권 부당 해지(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 등)에 대한 부인권 행사와 관련하여서는 직접적인 대법원 판결이 없었다.

    위 판결은 파산채무자가 의무 없이 타인을 위하여 한 보증행위 또는 담보제공행위가 부인권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파산채무자가 경제적 이익을 얻지 아니한 채 담보권을 무상 해지하는 것은 적극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로서 파산채권자 일반의 이익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 제391조 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상행위에 해당하여 무상부인의 대상이 된다고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담당변호사
     


    김대영 변호사